방문하던 길을 되돌아 나와 오늘의 목적지인 우복종가와 대산루로 향한다. 외서면의 대산루는 2022년 12월 보물로 지정된 곳이다. 한적함 마저 느끼는 길을 따라 가니 개울 건너에 우복종가와 대산루가 보인다.
[우복종가]
우복 정경세는 17세기 영남학파로 김장생과 함께 예학의 대가로 불렸으며, 류성룡의 3자인 류진을 비롯하여 모두 107명의 제자를 배출한 분이라 한다. 또한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전공을 세우고, 관계에 나아가나, 광해군 때 탄핵 받아 귀향하고, 인조반정 이후 관직에 복귀한다.
[우복 종택]
종택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로 구성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ㅁ자형에 가깝게 배치되고, 동편에 고직사(庫直舍)가 있다.
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인데 2칸 방과 마루 그리고 방이 있고, 대청 앞에 계자각(鷄子脚) 난간을 설치한 홑처마, 팔작지붕의 둥근 굴도리 오량(五梁)집이다. 안채는 ㄱ자를 뒤집은 듯한 형이며, 남쪽에 사랑채, 동편에 행랑채가 자리잡았다. 안채 몸체는 겹집 8칸이며 이어지는 부분은 홑집인데 안방아랫방과 부엌을 지었다. 안채는 사람이 기거하여, 둘러봄 을 포기하고 대산루로 향한다.
우복종택의 동쪽에 토석 담장을 돌린 방형곽 안에 대산루가 있고, 대산루 앞쪽 방형곽 안에 계정이 각기 남향하여 자리잡고 있다.
[보물 상주 대산루]
동춘당 송준길의 장인 이기도 한 우복 정경세(愚伏 鄭經世, 1563~1633)가 낙향 후 은거하고 학문을 닦던 장소로, 1602년에 처음 짓고 1778년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다듬어진 누정 겸 서실(書室)로써, 정사와 누각 두 개의 건물을 ‘丁’자형으로 연결하는 방식과 두 공간을 이어주는 자연석 계단과 담장, 누각 2층에 구성된 온돌, 기둥 밖으로 돌출시켜 도리를 거는 출목도리 형식의 가구구성에 나타난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건축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계정]
대산루의 옆에는 초가를 얹은 누정인 계정이 자리하는데, 이안천이 보이는 정자로 계정은 정경세가 수학하던 곳으로 정종로가 지었다고 한다. 계정은 초가 2칸이며 1칸은 방, 나머지는 마루다. 마루는 앞쪽만 트고 옆과 뒷벽은 분합문으로 개폐할 수 있게 하였다. 초가이긴 하나 기와집 격조와 대등하다.
외관은 T 형으로 보이는데 앞의 단층과 뒤의 2층 건물로 복합 건물로 앞의 단층은 1600년대, 뒤의 2층 건물은 우복 선생의 6대 손이 이어 지어 독특한 T자형이 디었다고 한다.
[대산루 정사]
먼저 지어진 1층 단층 건물인 정사로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로, 대청 2칸, 온돌방 2칸으로 구성하였으며, 그 사이는 사분합문으로 들면 정사 전체가 통으로 트이는 구조의 강학공간이다. 방문 앞으로 난 복도를 통하여 오른쪽으로 이동 하면 계단이 있어 2층으로 오르는 구조이다.
[2층의 우측부분]
담 뒤 보이는 2층 으로 오르는 계단은 돌담벽으로 마감 처리되어 간결하게 보이고 외부로의 노출을 막는 기능을 가진다. 누각의 누마루는 휴양, 접객, 독서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누각은 정면 2칸, 측면 5칸 규모로 1칸 규모의 온돌방을 중심으로 앞쪽은 누마루, 뒤쪽은 서고로 구성된다. 누각 하층은 북쪽 끝에 4칸 광과 앞쪽에 부엌이 연접해 있고, 부엌 앞쪽에는 구들이 시설되어 있다. 누하층의 부엌은 계단을 막는 벽의 오른쪽과 일층 벽사이로 난 틈 같은 문을 통하여 이루어 진다고한다.
[이층 누각의 뒷편]
이층을 뒤에서 보면 왼쪽에 누마루가 있고, 그 다음은 방이 자리하고 있으며, 방에서 문을 통해 난간이 있는 복도를 따라 오른 쪽에 자리한 서재로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오른쪽에 자리한 서고는 방의 문을 지나 복도로 만 들어갈 수 있는 독특한 구조로, 이는 그 만큼 책이 귀해 은밀히 보관하려는 듯 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루의 상층은 북쪽에서부터 2칸 서고, 1칸 마루, 1칸 온돌방, 2통칸 누마루가 놓이고, 서고와 마루 후면에는 툇마루를 두었으며 누마루 전면과 좌·우측면에는 마루를 조금 내어 밀고 계자각(鷄子脚) 난간을 돌렸다. 아래층은 창고와 부엌으로, 선비들을 서빙하는 공간으로, 다락 하층에 구들과 불 지피는 아궁이를 부엌과 광을 만들고 밖으로는 벽체로 폐쇄하였다.
[대산루 옆면]
이층 위쪽에 자리한 방이 서고 이며, 아래 돌로 쌓은 공간이 부엌으로 부억에서도 뜰로 나오는 문이 따로 존재한다. 인근에 위치한 우복 종가 등 관련 건물과 함께 주변 경관도 잘 보존되어 있으며, 우곡잡영 이십절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는데, 내용은 서실, 오봉당, 오노대, 산영담 등 부근 20절경을 예찬한 시구라고 한다. 정경세의 「우곡잡영20절(愚谷雜詠二十絶)」은 칠언절구 20수로, 44세 때 이 곳 우곡(愚谷) 10여 리의 승경을 읊은 것으로 『우복집(愚伏集)』에 수록되어 있다고 하며, 실제 장소마다 시를 적어 놓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송준길이 앞쪽 8면에 남송 유학자 주희의 「학고재명」을 단정한 행서로 쓰고, 나머지 면에 장인 정경세의 「우곡잡영20절」을 행초로 쓴 ‘동춘당필적’이라는 책은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출입문이 닿혀 있어 담장 너머로 넘겨다 보며, 건물의 특성과 동선을 이해함이 쉽지 않았으나, T자형으로 특이한 모습에 마음을 뺏긴다. 집 앞에 하천을 끼고 이러한 건물을 지어 놓고 여유로운 생활과 학문의 정진에 힘썼던 선비 들의 유유자적한 삶을 느껴본다. 인생 노년에 지방에 낙향하여, 세상의 일을 잊고 자연과 더불어 신선처럼 지내며, 문화재로 지정 될 정도의 집과 누정을 갖는 다는 것이 멋져 보이고 부러우나, 지키고 아낄 누정과 멋진 집이 없어도, 지키고 관리 할 필요 없이 필요 시 방문하며 구경하며 즐기는 나의 삶도 나쁘지는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 하며 집으로 향한다.
'대한민국 > 경상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주 - 신암리 마애여래삼존상 (0) | 2024.01.12 |
---|---|
울주 - 간월사지, 간월사지 석조여래 좌상 , 동서탑 (2) | 2023.12.21 |
상주 - 복룡동 당간지주, 석조여래 좌상 (1) | 2023.12.21 |
성주 - 세종대왕자 태실, 선석사, 태실 박물관 (1) | 2023.10.08 |
성주 - 한개마을 (0) | 2023.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