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의 월류봉 둘레길을 둘러보기 위해 월류봉으로 향한다.
월류봉은 언제나 멋진 경관을 과시하고 있다.


둘레길은 이곳 충북 영동의 월류봉에서 반야사까지 다녀오는 길이다. 이곳에서 반야사까지 편도를 걸으면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아닌 월류봉에 주차했다면 다시 돌아오는 길은 택시나 다른 이의 차를 얻어타야 한다.
아직 그리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고 주말에만 사람들이 몰려 마을 버스 같은 교통을 운행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리 걸음이 빠르지 않고 쉬업 쉬엄 경치구경을 하다 보니 반으로도 쉬운일이 아니라 한주 지난 다음 두번째 여정을 갖게 된다. 행운인지 이번 두날은 날씨가 화창하고 근간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 먼지도 없어 걷기 좋다. 이 둘레길에는 코스마다 이름이 있다. 월류봉에서 완정교까지를 계곡을 따라 걷는 여울 소리길(약 2.7 Km) 그리고 완정교를 건너 냇가 길을 따라 산밑을 걷는 두매리까지의 산새 소리길(약 3.2 Km) 세 번째로 우매리에서 반야사까지의 풍경소리길(약 2.5 Km)이다.




이곳은 유독 노년의 어르신을 모시고 온 가족이 많이 보인다. 계곡의 소나무들은 물가로 길게 가지를 드리우고, 검은빛의 암반이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는 풍경, 물이 흐르며 내는 소리를 들으며, 소나무 등의 각종 수목이 만든 그늘 아래로 걷는 발길은 눈과 귀 그리고 오감을 즐겁게 한다.

여울 소리길이 끝나고 산새소리길로 접어드는 완정교를 건너 이번에는 반대편 산속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개울 위로 지지대를 설치하여 산기슭을 따라 강 위로 테크길을 걷는 산새소리길이다. 강을 옆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며 평지 깉 같이 잘 다듬어진 길로 산옆의 깊은 숨과 흐르는 물위로 이어진 데크를 걷도록 잘 만들어져 있다. 자연 친화적으로 산을 범하지 않고 산과 나란히 물 위를 걸으며 강 건너를 내려다보며 녹색의 산을 향해 걷는 느낌이다.


길을 걷다 보면 먼 경치는 초록으로 산등성이가 완만하고 안정적인 산세와 강 건너 보이는 먼 곳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감상하며, 물 위로 물가를 내려다보며 걷다 보면 바위 위의 거북이도, 냇가의 가마우지와 백로도 여유 있는 풍경에 마음이 평안하여진다. 힘든 것 없이 사색하며 발길을 향한다. 이 코스에 또 다른 볼거리는 푸른 산을 배경으로 물속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타원형을 그려내는 아치형의 붉은 목교이다. 목교를 지나 백화마을의 백화교에 도착하여 다음을 기약하면서 오던 길을 돌아 월류봉으로 향한다.



일주일 뒤 두 번째 방문이다. 차로 반야사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반야사의 보물 제1371호 반야사 삼층석탑을 마주한다. 반야사는 원효대사 혹은 의상대사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 스님이 720년(성덕왕 19년)에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전하는 기록은 없다. 무염 국사가 황간 심묘사에 있을 때 사미승 순인을 보내 연못 속의 악룡을 몰아내고 못을 메워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반야사라는 절 이름은 세조가 속리산 복천암으로 신미대사를 보러왔을 때, 세조의 거동 날짜에 맞춰 반야사를 중창하고 그 회향법회에 세조가 참석하면서 세조가 내린 어필 현판 때문이다. 세조는 오대산 상원사에서처럼 문수동자의 영험으로 피부병을 고치게 되자 문수보살의 지혜를 일컫는 ‘반야’라는 현판을 친필로 써서 내렸다고 한다. 그 현판이 아직 반야사에 보관 중이라고 전해진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720년(성덕왕 19) 의상(義湘)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相源)이 창건하였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그 뒤 수차례의 중수를 거쳐서 1464년(세조 10) 세조의 허락을 얻어 크게 중창하였다.
세조는 속리산 복천사(福泉寺)에 들러 9일 동안의 법회를 끝낸 뒤, 신미(信眉) 등의 청으로 이 절의 중창된 모습을 살피고 대웅전에 참배하였다. 이때 문수동자(文殊童子)가 세조에게 따라오라 하면서 절 뒤쪽 계곡인 망경대(望景臺) 영천(靈泉)으로 인도하여 목욕할 것을 권하였다.
동자는 “왕의 불심(佛心)이 갸륵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따른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자를 타고 사라졌다 한다. 세조는 황홀한 기분으로 절에 돌아와서 어필(御筆)을 하사하였는데 지금까지도 보관되어 있다. 이 절의 이름을 반야사라고 한 것도 이 절 주위에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신앙 때문이며, 문수의 반야를 상징하여 절 이름을 붙인 것이다.

보물 제 1371호 반야사 삼층석탑을 찾았다. 이 탑은 반야사의 경내에 건립되어 있는데, 원래 반야사 북쪽의 석천계곡 ‘탑벌’에 있던 것을 1950년에 주지 성학(性學)이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것이라 한다. 지대석 위에 1층의 기단을 이루고 그 위에 3층의 탑신(몸돌)을 올린 석탑으로 높이는 335cm이다. 토단 위에 건립되어 있는데, 지대석으로부터 마지막 층까지 대체로 완전한 편이다. 지대석은 모두 6매의 판석으로 구성되었다. 지대석 윗면의 네 모서리에는 합각선이 돌출되어 있으며, 중심부는 깊이 3cm 정도의 홈을 파 기단면석이 꼽히도록 하였다. 기단부는 모두 4매의 석재로 구성되었는데, 각 면에는 양 우주와 탱주가 모각되었다. 갑석의 윗면은 1매의 판석으로 조성하였는데, 중앙에는 깊이 3cm 정도의 홈을 파 초층탑신을 꼽도록 조성했다. 갑석의 네 모퉁이에도 합각선이 돌출되어 있다. 1층 탑신은 4매의 판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면에는 양 우주를 새겼는데, 남·북쪽 면석은 새로 끼워 넣은 것이다. 2·3층 탑신은 모두 1석으로 조성되었는데, 2층 탑신에 모각된 우주에서는 엔타시스 수법을 볼 수 있다. 3층 탑신은 현상으로 보아 새로 끼운 것으로 판단된다.
옥개석은 1층에서 3층까지 모두 1석으로 조성되어 있다. 각층 옥개석의 낙수면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한 편이며, 옥개석 받침은 1층 5단, 2·3층에서는 4단으로 되어 있다. 추녀는 비교적 두껍게 조성되었는데, 직선화되는 보편적인 수법과는 달리 둥글게 표현되어 전각의 반전은 예리한 편이다. 옥개석의 윗면에는 낮은 각형 1단의 받침을 조출해 탑신을 받고 있다. 정상에는 찰주공이 관통된 노반과 복발이 남아있다.
이 석탑은 전체적인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 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초층탑신의 결구수법은 신라 석탑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기단면석과 초층탑신을 꼽도록 하면에 홈을 판 점은 충청도와 전라도 일원에 건립된 백제계 석탑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은 비록 일부 새로운 부재가 보충되었지만, 양식적인 면에서 백제계와 신라계 석탑의 양식을 절충해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 참조)

이곳 계곡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보면 백화산 호랑이가 모습을 보인다. 오래전부터 자연적으로 돌이 흘러내린 길이 300미터 되는 돌너덜이 꼬리를 세우고 있는 호랑이 모습을 볼 수 있다.



내를 건너 숲길로 접어드니 바람이 불었다. 숲길을 끼고 돌고 너른 길을 나서면 동그러니 완만한 곡선을 가진 푸른 산을 보게 된다. 아마도 이 길은 옛사람이 절에 가기 위해 걷던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풍경 소리길인가 보다. 조용히 참선에 들며 걷기에 너무도 호저녁한 길이다. 길은 넓고 강을 따라 걷게 되어 있고, 길에는 코코넛 섬유로 짠 흙의 유실을 방지하는 소재가 길의 가운데 자리한다. 지나는 길에는 마을 길도 지나고, 물마른 냇가도 걸으며, 완만한 강변길도 걷는다.
멀지 않게 한 시간의 걸음으로 배화교에 도착한다. 발길을 돌려 반야사로 향한다. 오가며 느끼는 감흥은 어느길이나 마찬가지로 새로움을 주고 있다. 이래서 왕복길이 사랑스러운가 보다. 오전 것과 다른 경치를 그리고 낯설지 않은 풍경 즐기다 보니 반야사에 도착한다. 적당한 두 시간 거리의 산보다. 반야사에 주차한 차로 첫날 보지 못한 한천정사로 향한다.

한천정사의 마루에서 쪽문을 향해 바라보던 월류봉 정자가 생각나 발길을 하였다. 이곳은 우암 송시열(1607∼1689) 이 학문을 연구하며 지내던 집이다. 후에 우암의 제사를 모시는 한천서원을 세웠었는데, 고종 5년(1868)에 서원을 철거하였고 후에 후학들이 다시 지은 것이다.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중앙에 대청마루가 있고 양쪽 끝에 온돌방을 두었다. 주변에 담장을 두르고 앞면에 문을 두었는데 앞면 양측에 은행나무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월류봉의 정자는 앞의 나무에 가려 보지 못하게 된다.

절경은 사시사철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월류봉과 반야사의 보물인 삼층석탑 옆의 배롱나무의 붉은 꽃과 뒤에 모습을 드러내는 호랑이 형상이 볼거리라 생각했는데, 이토록 잘 정비된 둘레길을 접하니 차로만 지나던 이곳에 이런 절경과 재미가 있는지 미처 몰랐던 바보스러움과 걸어서 좋은 구경 끝에 얻는 피곤으로 노곤하지만, 건강과 힐링을 맛보는 즐거움을 얻은 것으로 뭔가 뿌듯함을 느낀다.
역시 볼거리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우는 7월경과 단풍이 드는 가을에 다시 와봤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둘레길 이라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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