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충청북도

진천 : 영수사, 영산회괘불탱

如一 2024. 4. 5. 17:02

아무 것도 새겨지지 않은 비만 있는 진천 연곡리 석비와  함께 진천에 있는 2개의 보물 중의 하나인 영산회 괘불탱을 지닌 영수사로 찾아간다.

 

[두타산 영수사 일주문]

 

기둥이 하나인 일주문의 두타산 영수사라는 독특한 현판이 입구의 한적함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인적은 드물고  주차장 입구 쪽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영수사는 태조 1년(918년 증통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나 기록이 없고, 전해지는 중수기는 1624년 벽암대사가 중건하고 1831년 (순조30)승려 묘익이 중수하고, 근래 혜철 스님이 중창하여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 입구와 주차장, 일주문에 비해 사찰은 잘 정비되고, 보물을 간직할 만한 절 같지 않게, 오래지 않은 사찰이란 느낌을 갖게한다. 

 

 [괘불대]

 

눈에 들어 온 괘불대로 인해 이곳에 보물인 괘불이 자리함을 느끼게 된다. 이내 괘불대를 찾아서 괘불이 보전되어 있음 직한 대웅전으로 발길을 옮긴다.

 

 [대웅전]

 

대웅전 부처님 뒤편에  놓여진 괘불대가 반가이 맞아준다. 내부의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하나 괘불함을 본 것으로 만족한다.

 

 [괘불함과 오층석탑, 관음보전]

 

대웅전 안의 괘불을 사진에 담으려 두리번 거리다가, 느닷없이 문을 여신 스님으로 부터 '법당은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고 참배하는 곳이지  둘러보며 다니는 곳이 아니다' 라는 핀잔을 듣는다. 아마도 우리의 방문을 CCTV로 지켜 보시다 둘러보는 모습을 보고 올라오게 되어 참배 중에 마주한 듯 한데, 당황스럽게 하고 말씀을 던지고 곧 돌아가서 여러 감정이 생긴다. 사찰 마다의 분위기는 역시 그 곳을 지키는 스님의 역량에 달렸다고 생각하여 웃어넘겨 보려 한다. 보물의 쾌 위에 여러 잡물이 올려진 것이 맘에 쓰이셨는가 생각하여도 본다. 불사가 모두 근간에 이루어진 듯하나, 관음보전과 봉안된 목조관음보살좌상이 조선 후기에 지어진 건물이라 한다. 

 

 

[보물 제 551호 진천 영수사 영산회괘불탱] , 문화재청 자료

 

실물을 보지 못하였으나 모습을 문화재청 자료로 찾아 본다. 2008년 보물로 지정된, 1653년(효종 4)에 세로 8.50m,가로 5.50m에 삼베 바탕에 명옥(明玉) · 소읍(小揖) · 현욱(玄旭) · 법능(法能) 등 4명의 화원 비구(比丘)들이 그렸다고 한다.  영수사 괘불은 항마촉지인의 석가불좌상을 중심으로, 수많은 대중이 둘러싼 영산회괘불탱이며, 석가불이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법회 모임을 표현 한 것으로, 영산회의 청중인 보살 · 제자 · 범천 · 제석천 · 사천왕 · 신장 · 천중 · 비천 등이 그려져 있다. 구름으로 나뉜 아래부분에는 전륜성왕과 왕비, 관모를 쓴 사대부와 귀부인, 조롱박을 차고 엎드려 비는 인물 등 다양한 계층과,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천중이 등장한 것으로, 안성의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국보, 1997년 지정)과 유사하다고 한다. 이는 석가탄신일에 공개 된다고 한다.

  

 관음보전의 방문도 뒤로 한 채 텅빈 사찰 마당을 지나 이내 사찰을 빠져 나온다. 사찰이 누구의 소유인지 모르지만, 색증시공, 공즉 시색의 불교교리에 의하면 만물은 누구의 것도 아닌데, 사찰을 지켜야만 하는 스님의 책임감 때문인지, 어찌 오셨냐는 말문으로 책망을 이어 나갔으면 좋으련만, 자신이 본 것 만 맏고 달려와 느닷없이 훈계하는 스님으로 인하여, 여행 말미의 기분이 상하게 된다. 요사이 사찰의 불상이나 법당 내의 촬영을 금하는, 규정이 따로 있는 사찰로 난감한 경우가 더러 있다. 물론 사람의 방문이 많아 통제하기 쉽지 않은 큰 사찰 일수록 그러 하지만, 적어도 사찰이나 교회는 누구나 맘 편히 찾아보고 느끼고 간직하는 장소이었으면 한다. 문화재관람료를 국가세금으로 지원하는 지금은 무언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모든 규범과 통제는 관리하는 사람들과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고, 사람은 모두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좋은 인연을 맺어가며 즐거이 여행 다닐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집으로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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