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보이기도 한 백제의 미소를 마주하려고 서산으로 향한다. 국보 제 84호인 마애여래 삼존불상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의 가야산에 자리하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 삼존상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다. 고풍저수지에서 용현 자연 휴양림 방향으로 운산면의 가야산계곡으로 길을 들면 삼존상이 있는 산기슭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문화재 관람은 주차가 허용 되는 인근 음식점 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리를 건너 삼존상이 있는 곳 산으로 잘 설치된 계단을 오르면 된다.

산을 오르는 입구는 부처님 오신날을 위한 연등달기 행사로 다리와 오르는 길을 장식하고 있어 자유로운 직육면체와 원형의 다양한 등이 다채로와 시선이 머문다. 불상이 위치한 서산시 가야산 일대는 중국과 뱃길이 있었던 태안반도에서 백제 왕성이었던 부여와 공주로 연결되는 교통로에 위치하고 있다. 태안에서 멀지 않은 30km정도 떨어져 있어 아침에 출발한 여행자가 하루를 묵고 지나가야 하는 곳이다.이곳에는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 중 한곳이었던 보원사라는 큰 절이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진 서산마애삼존석불 중 여래입상의 얼굴은 햇볓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서 다양한 표정을 연출한다. 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는 예전에 이곳에 보호각이 있었을 때 관리인이 조명을 비쳐주면서 설명해 주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햇빛에 비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백제의 미소인 삼존상의 미소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날이 맑은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라고 이곳 스님이 일러 주셨는데 시간이 일치하여서 인지 날이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삼존상의 웃음을 잘 볼 수 있었다. 이전 부여박물관에 갔을 때 삼존불상 (복제)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조명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표정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이 삼존불은 용현계곡의 인바위에 새겨져 있다. 인바위라는 이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인근 사람들이 마애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추정한다. 1959년 4월 홍사준이 보원사지에 유물조사를 나왔다가 주민에 위한 신고로 학계에 알려지면서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84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본존이 입상이면 좌우 협시 보살도 입상이 일반적이나 좌 협시로 앉아 있는 미륵보살을 배치한 것은 다른 불상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양식이다. 많은 불상을 보아왔지만 용현리 마애삼존상의 불상의 미소는 정감과 너그러움으로 중생의 모든 것 특히 바라보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여유로움의 관용을 나타내는 미소 같다.

거대한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흔히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이 마애불은 암벽을 조금 파고 들어가 불상을 조각하여 형성되었다.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는데,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두광은 머리 바로 위에는 연화문을 두었고, 그 바깥에 원권문을 돌리고, 가장 바깥에 화염문을 장식했다. 거기에 화불(化佛, 작은 부처상) 3구를 새겼다. 목에는 삼도가 없고, 수인은 시무외여원인을 하고 있다. 법의는 통견(양쪽 어깨를 모두 덮음)이고 가슴에 옷의 띠 매듭이 있고, 옷주름은 U자형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며 무릎 아래까지 드리웠다. 발가락이 정면으로 드러나있고, 발 밑에는 단판의 복련이 조각되어 있다.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오른쪽의 보살입상은 얼굴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천의를 걸치지 않은 상체는 목걸이만 장식하고 있고, 하체의 치마는 발등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왼쪽의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글고 살찐 얼굴이다. 두 팔은 크게 손상을 입었으나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에서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볼 수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상은『법화경』에 나오는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삼존불 중 반가사유상은 남북조시대 북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신라의 대표적인 불상인 반가사유상과 일본의 반가사유상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삼존불 중 반가사유상은 남북조시대 북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신라의 대표적인 불상인 반가사유상과 일본의 반가사유상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태안읍에 남아 있는 삼존불상과 함께 당시의 문화교류 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초봄에 봄의 햇살에 날 보고 밝게 미소 짓는 삼존불을 대하고 한동안 바라보다 자리를 떠난다.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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